일본제철의 미국 철강 대기업 US스틸 인수 협상이 '황금주'라는 이례적인 카드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인수 성사 시 미국 정부에 황금주를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외국 기업에 의한 인수임에도 불구하고 US스틸에 대한 미국의 실질적인 통제권이 유지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한때 국가 안보 우려 등으로 난항을 겪던 이번 인수 협상은 일본제철이 약 140억 달러(한화 약 19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투자가 미국 내 수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US스틸은 미국이 통제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며 완전한 경영권 이양에는 선을 그었다.
이에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 후 상장 폐지를 거쳐, 소수 지분만으로도 핵심 경영 사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발행해 미국 정부에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US스틸의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인이 맡고 이사회 역시 미국인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인수 가격은 지난해 말 일본제철이 처음 제안했던 주당 50달러 중반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일본제철이 막대한 투자와 황금주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통해 미국의 국익과 자국 산업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빅딜의 향방에 따라 글로벌 철강 시장의 판도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