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 시장의 최대 공급처인 중국발 감산 움직임이 가시화되며 수년간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에 시달려온 철강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하반기 시황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지난달 철강 생산량은 전월 대비 약 7% 감소하며, 연초 중국 정부가 "철강 생산량 감축"을 공식화한 이후 첫 가시적인 변화를 보였다. 이는 중국 정부가 철강 산업의 구조조정과 공급과잉 해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철강협회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회원사들에게 감산 계획 제출을 요구하는 등 전례 없는 조치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감산 움직임은 자국 내 철강업체 상당수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과 주요국들의 무역장벽 강화, 그리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환경 규제 강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연간 수천만 톤 규모의 감산을 추진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특히 하반기부터는 더욱 강도 높은 생산량 통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중국의 감산 기조는 국내 철강업계에 분명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발 훈풍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완전한 시황 회복을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또한, 중국 지방정부의 소극적 태도와 민간 기업 통제의 어려움 등 과거 감산 정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전례도 변수로 남아있다. 더불어 본격적인 감산 시행 전 '밀어내기식 수출'이 단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